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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 않아도 뚱뚱해도 괜찮습니다

[웰빙에세이] 내 영혼의 문장들 –32 / 나 또한 탈코르셋이 시급하다






“지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의 탈코르셋을 실천 중이다.”
- 배리나,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 중에서

예쁘지 않아도, 아름답지 않아도, 뚱뚱해도 그냥 생긴 대로 살기로 한 배리나. 그녀가 짙은 화장을 지운다. 찰랑찰랑한 머리카락을 자른다. 살인적인 다이어트를 멈춘다. 틈만 나면 거울을 보는 습관을 버린다. 몸매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 덜 먹고 더 운동한다. 편하고 헐렁한 옷을 입는다.

그리고 웃는다. 짧은 머리 생얼로 미소 짓는다. 그 얼굴이 예쁘다. 설령 예쁘지 않아도 무슨 상관인가? 그녀는 지금 좋아서 웃고 있는데.

탈코르셋! 예쁘게 보이려고 억지로 꾸미지 않겠다는 결심
여성에게 강요되는 부당한 외모 기준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각오
외모 지상주의에 물든 세상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선언

그렇다고 코르셋의 덫이 여성에게만 있는 건 아니다. 남자든 여자든 남에게 잘 보이려고 꾸미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다 코르셋이다. 나에게 옷을 맞추지 않고 옷에게 나를 맞추는 짓은 그것이 무엇이든 다 코르셋이다.

그뿐이랴. 디오게네스에게는 눈부신 부귀영화가 다 코르셋이고, 노자에게는 휘황한 문명이 다 코르셋이고, 붓다에게는 욕망으로 물든 마음이 다 코르셋일 것이다.

하여 나의 코르셋도 장난이 아니다. 나 또한 탈코르셋이 시급하다.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의 탈코르셋을 결심하고 실천해야 한다. 오늘도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매만지고 뭔가를 찍어 바를 때마다, 옷장을 열고 입을 옷을 고를 때마다,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나설 때마다, 나는 어떤 코르셋을 얼마나 겹겹이 두르는가?

나 또한 끝도 없는 나의 코르셋을 알아채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의 탈코르셋을 실천해야 하리라. 나를 옥죄는 코르셋을 벗어던질 때마다 나는 자유로우리라. 내 위에 덧칠한 화장발을 지울 때마다 나는 아름다우리라.

배리나가 유튜브에 올린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는 다음과 같은 말로 마감한다.

“저는 예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남의 시선 때문에 자신을 혹사시키지 마세요.
미디어 속의 이미지와 나를 비교하지 마세요.
당신은 그 존재 자체가 특별합니다.
그 아무도 당신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아름답지 않아도 날씬하지 않아도 됩니다.
남들로 인해 꾸며진 내가 아닌 온전한 나 자신을 찾으세요.
늘 응원하겠습니다.”

저 앞에서 응원하고 있는 예쁜 배리나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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