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휴먼

구독 15만 '실버버튼' 경찰 유튜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피플]경찰청 SNS 생방송 '폴라이브' 장경선 경감, 국민 소통 최일선에



경찰청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방송 '폴라이브'를 진행하는 장경선 경감이 구글의 10만 구독인증 '실버 플레이 버튼'을 선보였다. /사진제공=경찰청

매주 수요일 카메라와 마이크 앞에 서는 경찰이 있다. 범인을 살피던 눈빛은 댓글창을 향한다. '온에어'(On Air, 방송중) 신호에 장경선 경감(35·사진)이 상냥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폴라이브'(Polive) 이제 시작합니다."

경찰청 대변인실 소속 장 경감은 경찰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폴라이브를 매주 생방송으로 기획·진행한다.

경찰 신고 전화번호 112를 본따 방송시간은 낮 1시12분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경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보이스피싱, 마약 수사 등 현장에서 뛰는 경찰들을 섭외해 질문에 답하기도 한다. 핫이슈 '경찰 채용'을 다뤘을 때는 시청자 수백명이 동시에 방송을 보기도 했다.

'경찰관이 웬 방송이냐?'는 까칠한 물음에도 폴라이브는 구독자 15만명을 달성한 경찰청 유튜브 채널의 주력 콘텐츠다.

지난달에는 구글의 10만 구독 공식 인증인 '실버 플레이 버튼'(Silver Play Button)도 받았다. 100여개 정부 기관 중 유튜브 구독자가 10만명을 넘는 곳은 국방TV, KTV국민방송 등 손에 꼽는다.

장 경감은 "음주나 성범죄 등 경찰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있고 '방송말고 순찰이나 한 번 더 하라'는 댓글도 있다"면서도 "11만명이 넘는 경찰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묵묵하게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방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장 경감은 경찰대 24기로 2008년 경찰에 입직했다. 이후 강남경찰서 경제팀, 전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 등 수사 업무를 맡으면서 곱지 않은 현장의 시선을 느꼈다. 당시 경험은 폴라이브 방송의 중요한 자산이다. 매일 사건 관계자를 조사하고 연간 수백 건의 사건을 다루면서도 국민과 가까워질 수 없다면 허사에 그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물론 얼굴을 공개하고 생방송을 진행한다는 게 쉽진 않았다. 그는 "평소 행정 업무를 많이 하다가, 방송을 하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돼서 시작했지만,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폴라이브를 진행하려면 공부는 필수다.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어렵게 방송 주제를 정해도, 출연을 고사하는 동료 경찰이 적잖다. 장 경감이 나서야 할 타이밍이다.

장 경감은 "예전에는 내가 맡은 분야만 열심히 챙기면 됐는데, 이제는 다른 분야까지 관심사를 확장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알리려는 취지라는 것을 충분히 설명드리고, 친구와 대화하듯 편하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설득한다"고 비결을 전했다.

제법 유튜버스러운 장 경감의 목표는 무엇일까. 올해 무일푼으로 시작한 것과 달리 국민과 원활한 소통을 인정받아 2020년에는 예산 배정을 위해 심의도 진행 중이다. 그는 "경찰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니까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며 "경찰이 다양한 분야에서 '애쓰고 있구나'정도만 알아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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