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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에 굳은살?" 긁었다가 손까지 번졌다…봄에 급증하는 '이것'



발바닥에 생긴 사마귀./사진=고려대안암병원


등산이 취미인 45세 박모씨는 따뜻해진 날씨에 주말마다 근처 산을 찾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발바닥에 오돌토돌하게 튀어나온 하얀색 각질의 딱딱한 결절을 발견했다. 티눈이 생겼나 손으로 긁는 등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며칠 후 비슷한 병변들이 두세 개 더 생기더니 손바닥까지 번졌다. 병원을 찾은 박씨는 그제야 자신이 티눈이라 생각했던 피부 병변이 '사마귀'란 사실을 알게 됐다.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인 사마귀는 사람유두종 바이러스(HPV)가 피부 표면에 감염돼 발생한다. 주로 손과 발에 생기지만 두피나 얼굴, 몸통 부위 등 전신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다. 표면이 거칠고 튀어나온 1~4㎜ 크기의 구진(피부가 솟아올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위치에 따라 표면이 매끈하거나 두께가 납작할 수 있으며 색이 거뭇거뭇해 보이기도 한다.

사마귀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질환이지만 옷, 수건, 신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염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 면역상태가 건강한 성인은 사마귀에 접촉한다고 무조건 감염되는 것은 아니지만, 면역력이 약한 소아·청소년들은 가족 간에도 손톱깎이, 수건과 같은 공용물품을 따로 쓰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사마귀가 맨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자라려면 바이러스가 피부에 감염된 이후에 수개월 이상이 걸린다. 티눈이나 굳은살과 모양이 흡사해 초기에 스스로 긁거나 뜯는 등 제거하려다 악화해 번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피부에 상처가 있거나 젖어 있는 상태로 오래 있을 경우 감염 위험이 더 크다.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피부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피부 장벽이 손상돼 있거나 전신 면역이 떨어져 있을 경우에도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김대현 고려대안암병원 피부과 교수


김대현 고려대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봄철은 일교차가 커지고 땀을 많이 흘리는 데다 야외 스포츠를 즐기다 손발에 크고 작은 상처가 생기기 쉽다. 이에 따라 사마귀가 생겨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진다"며 "피부가 붉고 가려워지는 등 사마귀가 의심되면 직접 손으로 만지거나 뜯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마귀의 치료법으로는 냉동치료, 약물치료, 전기소작법, 레이저치료, 면역요법 등이 있다. 시술 후 통증, 수포, 착색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므로 꾸준히 치료받고 정기적인 운동과 식단 조절로 건강한 면역상태를 유지하는 데 힘써야 한다. 김 교수는 "사마귀 완치율은 60~70%로 환자의 면역력에 따라 20% 정도는 재발하기도 한다"며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피부과 전문의에게 꾸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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