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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행복을 찾는 두 가지 방법

[웰빙에세이] 빼기:道 - 3 / 나의 숨은 행복 찾기







그대 행복한가요?
행복을 찾느라 힘겨운가요?

인생은 ‘숨은 행복 찾기’ 같은 거지요. 그 행복을 찾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행복이란 것을 찾고 또 찾는 겁니다. 또 하나는 행복이 아닌 것을 하나씩 둘씩 걷어내는 겁니다.

나는 두 번째 방법을 쓰기로 했습니다. 행복이 아닌 것을 하나씩 둘씩 걷어내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았습니다. 행복을 찾는 데는 오직 이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을. 더하기 말고 빼기가 유일한 정답이라는 것을.

나도 처음에는 첫 번째 방법을 썼습니다. 행복이란 것을 찾고 또 찾았습니다. 때로 행복 같은 것을 찾아서 손에 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짝퉁이었습니다. 나는 잠깐 속았습니다. 속는 줄도 모르고 속았습니다. 그렇게 알고 속고 모르고 속으면서 살았습니다. 아! 나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행복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가요?

이렇게 막막할 때 두 번째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행복이 아닌 것을 걷어내는 거지요. 이 방법은 쉽습니다. 당장 확인해 보시지요. 꼭꼭 숨은 행복과 그 행복을 숨기는 나머지 것들! 이 두 가지 가운데 무엇이 더 찾기 쉽나요? 앞의 것이 더 쉽다고요? 그렇다면 더 물을 것도 없습니다. 그런 분은 이 글을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쉬울 뿐 아니라 확실합니다. 행복이 아닌 것을 걷어낼수록 행복한 것만 남습니다. 그렇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행복을 숨긴 것을 다 걷어냈는데 행복이 어디에 어떻게 자기를 숨기겠습니까?

그렇게 행복이 아닌 것을 걷어내면서 십여 년을 살았습니다. 꼭 하고 싶은 일과 꼭 해야 할 일만 하려 했습니다. 그밖에 일은 걷어내고 걷어내고 걷어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행복을 찾았냐고요?

글쎄요. 아직도 걷어낼 것들이 많아서 장담하지 못하겠군요. 하지만 나는 행복이란 것을 찾고 또 찾느라 힘겨웠던 때보다 훨씬 행복합니다. 이제는 행복하지 않은 것이 많지 않습니다. 해가 떠서 좋고 달이 기울어서 좋습니다. 비가 내려서 좋고 바람이 불어서 좋습니다. 잎새가 돋아나서 좋고 낙엽이 뒹굴어서 좋습니다. 꽃이 피어서 좋고 꽃눈이 날려서 좋습니다.

행복이란 결국 마음의 상태지요. 눈에 보이지 않은 것이지요. 그런데 다들 눈에 보이는 것에서 행복을 찾고 또 찾습니다. 그렇게 해서 행복을 찾았다는 분을 저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행복은 눈에 보이는 것들을 걷어내고 걷어내고 걷어낸 자리입니다. 행복하지 않은 것들을 다 걷어낸 텅 빈 자리에 차오르는 기쁨 같은 것, 사랑 같은 것, 평화 같은 것입니다.

텅 빈 충만! 말로는 모순이지요. 그렇습니다. 행복은 논리가 아닙니다. 논리 너머입니다. 행복이 아닌 것을 다 걷어내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더니 비로소 꽉 차오르는 것! 그것이 행복일 겁니다. 이쯤 되면 세상에 행복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을까요? 텅 빈 내 마음이 행복의 바다로 물결치는데 그것에 잠기지 않는 것이 어디 있을까요? 여기서 ‘숨은 행복 찾기’는 끝날 겁니다. 나는 모든 행복을 다 찾은 거지요.

그런데 그것은 도무지 앞뒤가 안 맞는 모순입니다. 행복이 아닌 것을 다 걷어냈더니 텅 빈 마음이 온통 행복으로 물들어 원래 행복이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는 위대한 모순! 더하는 게 아니라 덜어야만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희한한 마이너스 게임! 빼기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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