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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멀리 날아가네?" 골프공 비거리 제한 추진…선수들 '반발'



(휴스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의 토니 피나우가 1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에서 열린 PGA 투어 휴스턴 오픈 마지막 날 18번 홀서 티샷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골프공이 너무 멀리 날아가지 않게 성능을 제한한다는 관련 단체의 방침에 세계 골프계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2026년부터 프로 대회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 볼 성능을 제한하겠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두 단체는 사실상 전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해 왔다.

해당 기준은 골프경기에 적용하는 '모델 로컬 규칙'(MLR)에 담긴다. 구체적으로 시속 127마일(약 204.4㎞)의 스윙 속도로 공을 쳤을 때 317야드(약 290m) 이상 날아가지 않도록 골프공의 반발력 등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새 MLR이 채택되면 3년 후인 2026년 1월에 발효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프로 선수들이 대회에 사용하는 골프공은 쓸 수 없게 된다. 또 2026년부터는 프로 골프 대회에서 이른바 '초장타'를 치는 선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비거리가 매우 긴 선수의 경우 약 14~15야드(12.8~13.7m)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두 단체가 마치 '퇴보'처럼 보이는 결정을 내린 것은 기술발전의 역설로 볼 수 있다.


(올랜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1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 골프클럽에서 열린 PNC 챔피언십 마지막 날 2번 홀서 볼을 던지고 있다. (C) AFP=뉴스1

장타에 대한 수요와 연구개발이 늘고 관련 기술도 발전하면서 골프 비거리는 점점 늘어났다. 20년 전인 2003년 미국프로골프(PGA) PGA투어에서 평균 비거리 300야드를 넘긴 선수는 9명에 불과했지만, 올 시즌 83명이 해당한다.

이는 지켜보는 갤러리에겐 호쾌한 맛을 주지만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 우선 장타를 수용하려 골프 코스가 길어지고 넓어졌다. 자연히 유지 관리 비용이 늘어났다. 또 골프장 관리를 위해 뿌려야 하는 약품 등도 많이 쓰게 됐다. 환경 악영향이 전보다 늘었다.

업계나 선수들은 반발하고 있다. 비거리 증가는 골프공이 좋아진 것뿐 아니라 선수들의 노력 영향도 있다는 것이다. 흥행을 고려, PGA 등 경기관련 단체들도 반대할 수 있다.

1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PGA 프로골퍼 중 일부는 "어리석은 결정" "골프공 비거리 제한이 어떻게 골프를 발전시키느냐" 등 강하게 두 단체를 성토했다. 일부는 "(장타가 문제라면) 코스를 더 어렵게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USGA와 R&A는 골프 장비 제조업체들에게 공문을 보내 비거리 제한 방침을 예고했다. 이어 8월14일까지 약 5개월간 업체와 관련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한다.



(세인트크로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 (현지시간) 연말 휴가를 간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의 세인트크로이 섬에 있는 골프장서 골프를 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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