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일반
"너무 멀리 날아가네?" 골프공 비거리 제한 추진…선수들 '반발'
김성휘 기자
2023.03.17 11:16 
골프공이 너무 멀리 날아가지 않게 성능을 제한한다는 관련 단체의 방침에 세계 골프계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2026년부터 프로 대회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 볼 성능을 제한하겠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두 단체는 사실상 전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해 왔다.
해당 기준은 골프경기에 적용하는 '모델 로컬 규칙'(MLR)에 담긴다. 구체적으로 시속 127마일(약 204.4㎞)의 스윙 속도로 공을 쳤을 때 317야드(약 290m) 이상 날아가지 않도록 골프공의 반발력 등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새 MLR이 채택되면 3년 후인 2026년 1월에 발효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프로 선수들이 대회에 사용하는 골프공은 쓸 수 없게 된다. 또 2026년부터는 프로 골프 대회에서 이른바 '초장타'를 치는 선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비거리가 매우 긴 선수의 경우 약 14~15야드(12.8~13.7m)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두 단체가 마치 '퇴보'처럼 보이는 결정을 내린 것은 기술발전의 역설로 볼 수 있다.

이는 지켜보는 갤러리에겐 호쾌한 맛을 주지만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 우선 장타를 수용하려 골프 코스가 길어지고 넓어졌다. 자연히 유지 관리 비용이 늘어났다. 또 골프장 관리를 위해 뿌려야 하는 약품 등도 많이 쓰게 됐다. 환경 악영향이 전보다 늘었다.
업계나 선수들은 반발하고 있다. 비거리 증가는 골프공이 좋아진 것뿐 아니라 선수들의 노력 영향도 있다는 것이다. 흥행을 고려, PGA 등 경기관련 단체들도 반대할 수 있다.
1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PGA 프로골퍼 중 일부는 "어리석은 결정" "골프공 비거리 제한이 어떻게 골프를 발전시키느냐" 등 강하게 두 단체를 성토했다. 일부는 "(장타가 문제라면) 코스를 더 어렵게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USGA와 R&A는 골프 장비 제조업체들에게 공문을 보내 비거리 제한 방침을 예고했다. 이어 8월14일까지 약 5개월간 업체와 관련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