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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다국적기업, 번 곳에서 세금 내게 하자"…韓도 영향?

최저 법인세율과 함께 각국에 제안…포스트 코로나 '세계 세제 개편' 움직임



/사진=AFP

미국이 세계 100여개 다국적 기업에 대해 실제로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 세금을 내게 하자고 제안했다. '최저 법인세율'에 이어 추가로 전해진 소식이다. 미국의 제안대로 실행이 될 경우 삼성과 같은 대형 한국 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약 140개국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문서를 전달했다.

통신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미국의 제안은 크게 2가지로 하나는 이미 알려진 △21%의 최저 법인세율과 △100여개 대형 다국적 기업이 실제 사업하는 곳에서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두 가지 내용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약 10년간 대형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 방안인 '필라1'과 글로벌 최저한세 '필라2'에 대해서 논의해오고 있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최저 법인세율을 제안하고 나선 뒤, 지난 7일 한국을 포함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이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올해 중순을 목표로 이루자고 했다.

이번 미국 문서에서 차이가 나는 점은 소위 '디지털세'로 불리며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대형 디지털기업을 목표로 삼았던 필라1의 대상을 넓혔다는 것이다.

문서에 따르면 세금의 대상이 되는 100여개 다국적 기업에 대해 "이익을 다른 곳으로 보낼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이라고 설명했으며, 기존 필라1 논의와 관련해 "미국은 미국기업에 차별적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구글, 아마존 등은 미국기업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금에 대한 문제가 국제적으로 불거진 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부가 돈풀기에 나서면서 각국의 부채가 증가한 것이 있다. 블룸버그가 미국 정부 자료를 인용해 전한 데 따르면 OECD 회원국들의 평균 법인세율은 2000년 32.2%에서 2020년까지 23.3%로 줄어든 상황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세금 제도 개편 움직임은 조세피난처 등을 통해 기업이 세금을 회피하는 것을 막고 각국의 세금 수입을 늘리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미국의 제안에 대해 프랑스 브루노 르 마이어 재무장관 "지금 테이블에 놓인 것은 진정한 세금 혁명"이라면서 "만약 우리가 세금에 대한 역사적인 합의를 한다면, 더 공정하고 더 효과적인 글로벌 기업과 글로벌 세금을 갖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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