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

"우유맛과 똑같아" 최태원 SNS에 생소한 식재료 '폭풍 예찬'



최태원 회장 SNS 캡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대체식품 알리기'에 나섰다. 수십여종의 미국 현지 대체식품을 소개하고 "이 중 1등은 단연 발효단백질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고 했다.

단순한 식도락이 아니다. 콩고기·식물성 우유 등으로 대표되는 대체식품은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걱정이 없는 대표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영역의 사업이다.

최 회장은 그룹 투자형지주사 SK(주)를 통해 이미 미국과 중국 대체식품 기업에 대략 4000억원을 투자했다. 영국 기업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다. SK그룹 차원 대체식품 사업 확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진 최 회장은 3일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대체식품으로 제작된 아이스크림과 우유, 고기, 버터, 해산물, 햄 등 수십종의 미국 현지 식품들을 공개했다.

최 회장이 공개한 다양한 식재료의 공통점은 모두 대체식품이라는 점이다.

대체식품은 일반적인 농축산물이 아니다. 콩이나 버섯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 또는 별도 공정을 통해 생산한 단백질로 만든 식품이다. 흔히 말하는 콩고기 같은 식품이다.

축산업은 사료 생산과정은 물론 사육 과정에서 대량의 탄소를 발생시키는 대표적 탄소배출 산업이다. 대체식품은 이를 통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최 회장은 대체식품 사진과 함께 "이 중 1등은 단연 발효단백질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사진으로 소개한 바닐라아이스크림은 미국 대체식품기업 퍼펙트데이(Perfect Day)가 만든 브레이브로봇(Brave Robot) 제품이다.


최태원 회장 SNS 캡쳐

퍼펙트데이는 SK그룹이 투자한 기업이다. 최 회장은 2020년 그룹 투자형 지주사 SK(주)를 통해 퍼펙트데이에 540억원을 투자했다. 퍼펙트데이는 미국 발효단백질 선도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소에서 추출한 단백질 유전자를 통해 발효된 유단백 생산에 성공했다.

최 회장은 또 미국 네이처스파인드(Nature's Fynd)에도 290억원을 투자했다. 역시 대체단백질 개발사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발견한 미생물을 활용해 영양이 풍부한 대체 단백질 원료 개발에 성공해 유명해졌다.

미국 뿐 아니다. SK(주)는 최근 중국 식품유통기업 조이비오와 1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조이비오는 이미 최 회장이 2019년에 한 차례 2200억원 가량을 국내 사모펀드와 함께 투자했던 기업이다.

SK는 조이비오와 함께 식물성 대체육과 발효단백질 생산기업에 투자한다. 미국과 중국을 합쳐 약 4000억원(합작투자 포함)을 대체식품 영역에 투자한 셈이다.

사업화의 실마리도 최 회장이 제공했다. 그는 SNS 문답을 통해 "(대체식품이 시장에서) 대략 10% 정도 비싸게 팔린다"며 "(대체육에 비해) 대체유제품의 역사는 더 오래됐다. 두유도 대체유의 일종"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 "(대체식품은) 단백질을 가장 정확하게 만드는 기술"이라며 "(발효단백질은) 우유 맛과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사진을 통해 본인이 투자한 기업 외에도 네슬레의 대체육 브랜드 스위트어스(Sweet Earth) 등의 제품도 공개했다.

최 회장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SK그룹의 대체식품 투자도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SK(주)는 영국 대체육 생산기업 미트리스팜(Meatless Farm) 투자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식물성 대체육 분야 포트폴리오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푸드테크 전문 벤처캐피탈 미국 에그펀더(AgFunder)는 글로벌 대체식품 투자가 2016년 약 1300억원에서 2020년 2조6000억원으로 20배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전 리스트 돌아가기
상단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