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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삼성맨 황금명함 대박"…어깨 으쓱 부모님, '프사'로 자랑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에 새로 입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입사 기념 '황금명함' /사진 = 독자 제공


"받자마자 바로 SNS '프사'(프로필 사진)를 바꿨습니다. 부모님 프사도 모두 이 사진이에요."

이번 달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에서 근무를 시작한 A씨(28)는 삼성전자가 입사를 기념해 주는 '웰컴키트'로 SNS 프사를 바꿨다. 대형 꽃다발과 이름이 적힌 금빛 명함, SVP(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 수료를 축하하는 기념품과 최고경영자(CEO) 명의의 편지 등이다. A씨는 "입사를 준비했던 힘든 시간이 한 번에 보상받는 느낌"이라며 "함께 입사한 동기와 가족들도 모두 '인증샷'으로 프사를 바꿨다"고 했다.

삼성이 새 직원의 입사를 기념해 주는 선물 꾸러미인 웰컴키트가 MZ세대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꽃바구니나 과일 세트가 대부분이었던 웰컴키트가 젊은 직원들 사이서 '굿즈'(유명인·브랜드 관련 상품)로 변모해 인기를 끌면서, 젊은 직원들이 선호하는 제품들로 구성을 변경했다. CEO가 보내는 편지를 동봉해 기업가치 구현과 그룹 홍보 효과도 함께 노렸다.

삼성은 2016년부터 입사하는 신규 직원들에게 금으로 된 '황금 명함'을 지급한다. 금장으로 된 명함에는 삼성전자의 로고와 사원 이름, 근무하게 될 부서가 각인돼 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SNS 촬영용 '잇템'(필수 품목)으로 꼽힌다. DX부문에 올해 입사한 B씨(29)는 "입사 후 부모님의 SNS 첫번째 게시물을 황금명함 사진으로 올렸다"면서 "글로벌 기업의 자긍심이 묻어나와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각 부문을 대표하는 CEO의 편지도 담겼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올해 DS부문 입사자들에게 "많은 시간과 열정을 통해 DS부문 합격 성과를 거둔 여러분께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라며 "세계 초일류 도약을 위해 혁신과 도전을 지속하고 있는 DS부문 미래의 주역으로서의 활약을 기대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가족들에게도 "끊임없이 성장해 나갈 DS부문과 함께할 미래의 동량을 삼성전자에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따로 발송했다.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에 새로 입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의 편지(왼쪽)와 꽃다발(오른쪽) /사진 = 독자 제공


이 편지에는 공격적인 투자로 다른 반도체 기업과 격차를 벌리겠다는 삼성만의 '초격차' 전략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삼성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하겠다면서 그 중 80%를 연구개발(R&D), 시설 투자 등에 쏟겠다고 밝혔다.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면서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인재 중심 전략이 반영됐다.

업계는 웰컴키트가 코로나19로 약화된 구성원들에게 기업가치를 이식하는 것에 큰 역할을 한다고 평가한다. 특히 젊은 직원들의 경우 기업에 대한 소속감이 낮기 때문에 웰컴키트가 소속감 고취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올해 96개국 11만 231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989년 이후 출생한 직장인 중 회사에 소속감을 느끼는 비중은 31%로 사상 최저다.

업계는 삼성을 중심으로 웰컴키트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웰컴키트는 신입사원들에게 회사의 첫인상이 될 뿐만 아니라 SNS를 통한 외부 홍보 효과, 일체감 전달까지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과거에는 입사를 기념해 꽃바구니만 전달하고 말았다면 이제는 기업의 가치와 자긍심이 반영된 물품을 지급하는 형태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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