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평생직장'이 꿈이지만, 누군가는 '조기은퇴' 후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원하는 일에 마음껏 도전하며 사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시간'은 '돈'보다 소중한 가치다.

하지만 시간적 자유를 누리려면 은퇴 후 생활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갖추는 것은 필수. 5년간 목표를 세워 현실적인 은퇴자금을 달성하고 마흔에 부부 동반 퇴사로 '파이어족'이 된 <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 저자, 김다현씨(41)를 만났다.

<직장을 동반 퇴사한 부부 파이어족 김다현씨의 인터뷰 영상은 유튜브 채널 '싱글파이어'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회사 밖에 있는 꿈을 찾아 파이어족에 도전한 부부"

김씨네는 맞벌이 부부였다. 아내 김씨는 16년 직장생활 끝에 더는 일을 계속하는 게 자신이 추구하는 삶과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조기퇴사를 결심했다. 연봉 1800만원 계약직으로 시작해 능력을 인정받아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적잖은 연봉을 받을 정도까지 커리어를 쌓았지만 꿈꾸는 삶은 직장 울타리 밖에 있었다.

부부는 딩크족이다. 거창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비혼주의자'였던 두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자녀를 가지지 않기로 했다. 대신 꿈으로만 간직했던 세계여행과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글을 쓰고 자유롭게 사는 삶을 실천에 옮기기로 의기투합했다.

'시간적 자유'를 얻기 위해 부부가 처음 시작한 것은 '자산과 지출 규모 파악하기'였다. 매달 가계부를 쓰고 있었던 김씨는 자산 현황을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모조리 적고 지출도 꼼꼼히 들여다봤다. 맞벌이 부부답게 씀씀이가 큰 달에는 생활비로 최대 400~5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썼다. 아껴쓴 달은 200만원 정도만 쓰기도 했다.

퇴사 후 실제 필요한 생활비는 얼마나 될까. 평상시 생활비에서 은퇴 후 필요없는 지출과 충동구매 비용을 제외한 필수 자금을 파악해냈다. 부부는 월 250만원이면 은퇴 후 충분히 생활할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금으로 설계한 현실 은퇴자금, 5년만에 자유를 얻기까지"
30대 중반에 결혼한 김씨는 남편과 동반 은퇴 목표를 5년 후인 마흔이 되는 시점으로 정했다. 필요한 은퇴자금을 계산하고 이를 달성할 현실적인 방법도 모색하기 시작했다. 투자에 문외한이었던 부부에게 지인 추천으로 직장초년생 시절부터 성실히 납입해온 '연금'이 눈에 들어왔다.

부부는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 등 투자가 아닌 연금으로 조기은퇴를 설계했다. 마흔에 은퇴 후 만 55세 직전까지 생활할 수 있는 주거공간과 생활비, 여행비를 책정하고 은퇴를 준비하는 5년간 맞벌이 월급의 70% 가량을 저축해 자금을 모았다.

만 55세부터 만 65세 이전까지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으로 필요한 생활비를 충당키로 했다. 만 65세부터는 국민연금과 주택연금으로 노후를 설계했다. 국민연금은 비교적 금액이 적기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추가납입을 통해 수령액을 높였다.

직장을 동반 퇴사한 지 1년, 부부는 최근 제주와 속초에서 세 달간 긴 여행을 마치고 수도권 집으로 돌아와 파이어족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은퇴 후 생활비와 여행비 등 자금을 안정적으로 굴리기 위해 해외 배당 ETF 등도 살펴보고 소비습관도 '소유'보단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고쳐 살아가고 있다.

"이른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면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인가를 많이 생각해봐야 한다. 자금 부분도 중요하지만 어찌보면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정하는 게 더 중요하다. 회사가 주는 소속감, 성취감, 안정감을 뛰어넘을 만한 게 없다면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것도 굉장히 좋은 선택이다."

직장에서 얻던 소속감과 성취감을 대체할 만한 것을 스스로 끊임없이 찾아야 하는 일상. 하지만 하루를 온전히 원하는 일을 하는 데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부부는 행복한 삶을 꾸려가고 있다.


<김다현씨 부부의 은퇴 목표 설정부터 저축, 연금 구성, 은퇴 후 살아가는 모습까지 상세한 이야기는 유튜브 '싱글파이어' 영상으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