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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풀린 날 대구행 KTX 만차…그래도 집값은 안 올라요"[부릿지]


지난달 30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부동산 규제지역 161곳 중 대구, 대전 등 17곳이 해제됐다.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집값이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자 정부가 일부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제외한 것. 하지만 지난 5일 규제지역 해제 효력이 발생한 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지난 상승장에서 규제지역 선정 여부에 따라 집값이 들썩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 김기원 리치고(데이터노우즈)대표는 이미 주택 시장이 안정화된 만큼 부동산 규제 완화가 미치는 영향이 이전과는 다를 것으로 분석했다.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가 김 대표와 함께 최근 시장 상황을 진단해봤다.





▶조한송 기자
지난 5일부터 대구 등이 규제 지역에서 해제됐는데요. 지난 상승장처럼 이들 지역에서 매수 심리가 살아날까요?

▶김기원 리치고(데이터노우즈) 대표
부동산 시장에서 정책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를 해봤는데요. 주식이나 코인이나 부동산이나 모든 자산은 큰 사이클이 있는 것 같아요. 부동산 시장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집이 너무 비싸서 못 살겠다'는 얘기가 나와요. 그때 정부가 나서서 규제합니다. 더 이상 오르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지만 이미 시장에 불이 붙었기 때문에 규제책이 발표돼도 집값이 올라요.

▶조한송 기자
네.

▶김기원 리치고(데이터노우즈) 대표
그래서 지난 정권에도 수십 차례의 규제 정책을 펼쳤지만 잠깐 주춤하다 다시 집값이 오른 겁니다. 데이터로 연구해보니 규제를 펼치고 나서 4년이나 5년째가 되면 시장이 움츠러들어요. 그리고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지면 정부는 또 완화 정책을 펼칩니다. 집값이 떨어지면 고통받는 분들이 늘어나니까 그런거죠. 그래서 이렇게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도 풀고 나중에는 대출이나 세제 관련 규제도 완화해요. 그런데 시장이 이렇게 한 번 하락세에 접어들면 규제를 완화해도 분위기가 잠깐 좋다 말아요. 실제 지난달 대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잖아요. 그날 바로 대구행 KTX가 만차됐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대구가 규제지역에서 해제됐으니 사람들이 미분양 주택을 줍줍(줍고 또 줍는다)하러 간 거예요. 지난 상승장처럼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집값이 또 오르겠구나 싶은 거죠.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시장 상황이 좋지 않잖아요. 이미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에 금방 좋아지지 않아요. 시장 상황을 다시 회복하는 데는 최소 2~3년에서 한 3~4년의 시간이 흘러야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앞으로 '이 기간에 사면 양도세를 비과세 해주겠다' 이런 얘기도 나올 거에요. 이 뉴스가 나오면 저는 1차 적극 매수 신호라고 봅니다.





▶조한송 기자
정부가 집값을 부양하기 위해 내놓는 최후의 보루라고 보는 거죠?

▶김기원 리치고(데이터노우즈) 대표
네 맞아요. 지금처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는 이 수준으로는 시장의 본질적인 흐름을 바꾸지 못해요.

▶조한송 기자
세종시는 아직도 규제 지역으로 묶여있지만 연접해 있는 대전이 이번에 규제지역에서 해제됐잖아요. 그래서 대전의 투자 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기원 리치고(데이터노우즈) 대표
일단 대전과 세종의 주택 관련 데이터를 살펴볼게요. 대전은 KB부동산 시세 데이터 기준으로 집값이 2021년 12월에 고점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보시는 것처럼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습니다. 세종은 2021년 8월부터 매맷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고 있어요. 두 지역 모두 현재 분위기는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이를 반전시킬 만한 요소가 있는지 해당 지역의 데이터를 가지고 볼게요. 리치고 앱에서 지역별 투자점수를 살펴보면 대전은 '유의'죠. 조금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좋지 않고요. 매맷값이 전셋값 대비 여전히 계속 고평가된 상태입니다. 소득 대비해서도 가격이 매우 높죠. 그 수준이 지금 9 정도 되거든요. 저평가 됐을 때에는 5.5 초반대였습니다. 그러니까 집값이 지금 30% 이상 떨어져야 해요. 그래야 집값이 평균 정도 사람들의 소득 대비 평균 정도까지 내려오는 거거든요. 주택구매력지수를 놓고 봐도 지금 고평가인 상태입니다. 세종의 투자점수는 대전보다는 조금 높은 50점이에요. 그런데 70점까지 올라왔을 때 매수를 하는 게 좋고요. 전셋값 대비로도 여전히 고평가인 상태입니다. 내 집 마련과 같은 인생에서 가장 비싼 구매 의사결정은 쌀 때 해야 합니다. 그리고 10년에 한 번 정도만 사도 충분합니다. 그래서 저라면 최소한 30% 이상 가격이 내렸을 때 집을 살지말지 의사결정을 할 것 같아요.

▶조한송 기자
언제쯤이 될까요?

▶김기원 리치고(데이터노우즈) 대표
올해 책을 쓰면서는 진짜 추천할 만한 지역이 우리나라에 한 곳도 없는 거예요. 집은 최소 집을 팔 2년 뒤를 보고 사야 하잖아요. 그 절호의 기회가 언제 올 거냐? 두 가지 케이스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연 조한송, 김기원
촬영 이상봉, 김아연 PD
편집 김이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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