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경제

은행 대출금리 상단 5%대로...美SVB 파산 역설에 "더 내린다"

2월 신규코픽스 0.29%p 내려 3개월째 하락
연초 상단 8% 웃돈 은행 주담대 5%대 대세
美은행파산 금융불안에 시장선 '금리정점론'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6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국내 가계부채는 2925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5년(2017~2022년)간 700조원 넘게 불어난 수치다. 현재 가계부채 관련 공식 국제통계에 전세보증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한경연의 조사 결과 전세보증금은 지난 2017년 말 기준 770조9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058조3000억원으로 37.3%(287조4000억원)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기준 105.8%로 통계 확보가 가능한 OECD 31개국 중 4위다. 하지만 전세보증금을 포함할 경우 가계부채 비율은 156.8%로 OECD 국가 중 1위인 것으로 추정된다. 2023.3.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초 8%를 웃돌았던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상단금리가 5%대로 내려앉았다. 일부 은행 고정형 주담대 상단금리는 4%대로 떨어졌다. 은행 대출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채권금리 하락에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행렬 덕분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금리 정점론'도 재부각하는 상황이어서 대출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은 16일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전날 연 4.92~6.32%에서 4.33~5.73%로 0.59%포인트(p) 내렸다. 지난 9일 발표한 주담대 금리 0.30%p 인하가 이날부터 적용됐고, 전날 발표된 코픽스 하락분(0.29%p)까지 반영하면서다.

전세대출 변동형 금리도 이날 기준 연 3.94~5.34%로 전날보다 0.59%p 내려갔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9일 금융소비자 이자를 1000억원(신규고객 340억원, 기존고객 720억원) 깎아주는 가계대출 금리 인하(최대 0.50%p) 방안을 발표했다.

신한은행의 주담대, 전세대출 상단금리도 5%대가 유지되고 있다. 이날 현재 신한은행 주담대 금리는 변동형이 연 4.99~5.90%, 고정형이 4.48~5.38% 수준이다. 하나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203~4.803%로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도 전날 각각 연 5.39~6.39%에서 이날 연 5.10~6.10%로, 연 4.53~5.84%에서 연 4.24∼5.55%로 내렸다.

4대 은행의 대출금리는 주담대 변동형이 연 4.33~6.228%, 고정형 4.203~6.01%, 전세대출(변동형)의 경우 3.94~5.35% 수준이다. 연초 연 8%대에 진입했던 주담대 금리가 두 달 남짓 만에 2%포인트 가까이 내린 셈이다.

대출금리 내림세는 은행채 등 채권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은행 수신금리 내림세로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 신규 코픽스가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2월 신규 코픽스는 전월에 비해 0.29%p 하락한 3.53%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신규 코픽스가 11개월 만에 처음 떨어진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최근 미국 특화·전문은행 연쇄 파산 사태도 대출금리 움직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1~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당초 빅스텝(0.5%p 인상)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으로 상황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전세계적인 금융 불안 확산에 연준이 금리 인상폭을 줄이거나 동결 혹은 인하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현지시각) "투자자들은 미국 기준금리가 5월에 정점을 찍고 연말에는 1%p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음달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도 미 연준의 보폭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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