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경제
금값 너무 뛰는 거 아닌가 싶더니…"중국 단타 수요 몰렸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 금 매수포지션 역대 최고,
거래량도 5배 급증… 자산 헤징·투기 수요도 몰려
김희정 기자
2024.04.24 15:53 
상하이 금 선물 거래 급증, "중국이 금 값 좌지우지"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뉴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선물 거래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 매수 포지션은 금 295t에 해당하는 29만5233계약이다. 이는 중동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기 전인 지난해 9월 말 이후 거의 50% 증가한 수치다.
이번 달 초 상하이선물거래소의 금 매수 포지션은 32만4857계약으로 이는 2015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축적한 블룸버그통신의 자료상 역대급 강세 포지션이다. 지난주 상하이선물거래소의 금 거래량은 지난해 평균치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는데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달 온스당 2400달러를 돌파한 금 가격 상승 배경으로 이를 주목하고 있다.

금 가격은 2022년 11월 이후 40% 이상 상승했다. 미국 달러에서 벗어나 준비금을 다각화하려는 신흥국 중앙은행의 기록적 금 매입 수요와 금리 급등에 힘입은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가자 분쟁 발생 이후 안전자산 수요가 커지면서 지난주엔 온스당 243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금이 인플레이션 및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방어수단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 같은 규모의 금 랠리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게다가 글로벌 금 소비 2위인 인도는 금 랠리에 합류하지 않았고 서구펀드들도 금에 무심했다. 유럽과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는 오히려 금을 내다 팔았다.
실물 금괴라도 사자… 개인·기관 너나 없이 금 투자 결국 금값을 비상식적으로 끌어올린 건 중국의 구매력이다. 부동산 가격 추락 및 증시 침체로 갈 곳을 잃은 중국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금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렸고 3·4월 금 선물계약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금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금은 중국에서 저축 도구로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도 중국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면서 위안화 통화가치가 하락하자 중국인민은행 등 기관은 물론이고 개인들까지 실물 금괴를 사들이며 금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선물거래소의 금 선물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달 들어 1일 평균 거래량이 이전 12개월 평균치 대비 3배나 증가했다. 이번주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기 전인 지난 15일 기준 약 1200톤으로 정점을 찍었는데, 이는 2019년 이후 최고치다.
반면 미결제 계약수는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매수자들 대부분이 장기 포지션을 취하지 않고 데이트레이딩(단타)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단기 투기 수요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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