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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밸리]"119 다음은 '닥터나우'…원격의료 시대 이미 열렸다"

[유니밸리-한양대학교 2-2]장지호 닥터가이드 대표 "의료계의 토스 목표"



장지호 닥터가이드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우리나라의 비대면(원격) 진료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환자들에게 편리하면서도 의사와 약사 모두 상생하는 원격진료를 넘어 건강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의료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장지호 닥터가이드 대표는 '아플 때 119 구급대 다음으로 생각하는 의료시스템'을 목표로 비대면 진료부터 조제약 배송까지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앱) '닥터나우(NOW)'를 출시했다.

환자는 닥터나우를 통해 진료과목을 선택하고 원하는 시간에 담당 의사로부터 화상 또는 전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사가 처방한 약은 환자가 동네약국에서 직접 수령하거나 집으로 배송 받을 수 있다.

현행 의료법상 의사가 환자를 원격으로 진료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정부가 병원 내 코로나19(COVID-19) 전파를 막기 위해 지난해 2월부터 한시적으로 전화진료를 허용하면서 원격의료의 길이 열렸다.

최근까지 이뤄진 전화진료는 160만건에 달한다. 장 대표는 "올해는 원격의료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 진료를 경험했다. 이제 우리도 어떻게 제도권 안으로 원격의료를 가져올 것인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한양대 의대 본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9년 닥터가이드를 창업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본래 의사로서의 목표는 중증외상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이국종 아주대 교수 같은 뛰어난 수술 전문의였다.

장 대표는 "수술을 잘하는 의사가 되어 1명의 환자에게 100이라는 만족감을 주는 것도 좋은 삶이지만 100만명의 환자들에게 1이라는 행복감을 주는 것도 좋은 삶이고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양대 창업지원단을 통해 2019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수많은 해외 원격의료 회사들을 보고 돌아왔다. 창업지원단을 통해 초기 창업패키지부터 법인 설립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장 대표는 1960년대에 만들어진 의료법·약사법에 가로막혀 국내 원격의료의 발전이 정체돼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년 뒤에도 원격의료를 안할 것이라면 상관없다. 하지만 결국 하게 될 것이고 지금이 적기"라고 했다.

이어 "이미 원격의료가 시작됐는데 제도화는 안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구글이 방대한 데이터를 무기로 한국에서 원격의료를 한다면 막을 수 있겠느냐"며 "지금은 다 같이 어떻게 더욱 좋은 원격의료를 만들 것인지 협력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계의 반대에 대해선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데 160만건의 비대면 진료 중 55%는 1차 의료기관에서 이뤄졌고 대형병원은 10% 수준이다. 안전성 문제 관련해서도 160만건 중 오진은 1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지호 닥터가이드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현재 닥터나우는 생리통이나 질염 등 여성질환, 남성 성기능 장애, 탈모 등 자신의 증상을 알면서도 직접 병원을 가는 것은 불편한 환자들이 주로 사용한다. 장애인이나 허리 통증 등 거동이 힘들거나 출퇴근에 밀려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도 단골이다.

닥터나우의 월간 활성사용자(MAU)는 7만5000여명에 달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의 의료 카테고리에서 2~3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1 대한민국브랜드평가' 원격진료앱 부문에서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1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대규모 투자유치를 마쳤다. '압도적으로 편리한 원격진료' 플랫폼을 넘어 향후 건강관리 전체를 아우르는 '의료계의 토스'가 되는 것이 목표다. 기회가 되면 원격의료 전문가로서 강단에도 선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토스가 있다고 은행이 사라지지 않는다. 상생하면서 편리한 서비스가 되도록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 원격의료를 학교에서도 배워야 한다. 실제 산업에서 어떻게 원격의료가 이뤄지고 있는지 나중에 강의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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