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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될 때 집 살까?"…'생애최초' 대출규제 완화에 신혼부부 '고민'



서울시내 한 은행에서 운영 중인 대출 관련 창구. /사진=뉴스1

"그동안 전혀 문의가 없다가 이제 슬슬 매수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요."(서울 노원구 공인중개사)

"대출 규제가 풀리길 기다렸지만 이자 부담이 너무 클 것 같아 고민이예요."(30대 최모씨)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최대 80%까지 풀어주겠다고 하자 서울 노원구 등 일부 지역에 매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7%대로 치솟은 상황에서 매월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부담스러워 고민에 빠진 매수 희망자들도 적지 않다.


매수 심리 살아날까…노원구 "매수 문의 들어오기 시작"


17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2019년 7월 이후 34개월 만에 0.01% 하락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번주 0.02%로 지난주 0.03%보다 소폭 낮아졌고, 경기도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4% 하락했다. 수도권 전체를 보면 -0.04%로 전주 -0.01%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부동산 거래 침체기에 새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LTV 규제를 풀어주기로 하면서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노원구, 강북구, 서대문구 등에서는 거래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노원구에서는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노원구 아파트 대부분은 재건축을 추진 중이어서 실거주와 함께 투자까지 노릴 수 있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그동안 전혀 문의가 없다가 어제 발표 이후 슬슬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전셋집 대신에 이번 기회에 매수를 하려고 알아보는 신혼부부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매물 가격도 크게 뛰거나 내리지 않고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매수세가 살아나면 집주인이 호가를 올려 부를 가능성이 있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최대 6억 대출받으면 '월 400만원'…"부담 너무 커져 상황 지켜볼 것"


하지만 주담대 금리가 7%대로 치솟아 쉽게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있다. 정부의 생애최초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은 시중 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을 때 LTV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지, 시중금리는 그대로 유지된다. 최대 6억원을 30년 만기, 7% 금리를 적용받아 원리금균등상환 조건으로 대출받으면 월 납입액은 399만원 수준이다.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모기지 상품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지만 LTV 80% 적용받는다 해도 대출한도는 2억5000만~5억원 수준이다. 정부는 보금자리론 대출한도를 늘리는 방향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대문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문의 전화가 오거나 집주인이 분위기를 물어보는 등 변화는 없다"며 "실거주하려는 사람들이라더라도 금리가 너무 높아 움직이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대출 규제로 신혼집 매수에 실패했던 30대 최모씨는 "대출을 80%까지 받을 수 있다 해도 금리도 너무 올라서 월 상환액을 부담하기 어려울 것 같아 고민 중"이라며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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