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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피눈물 흘릴 때…"찐부자들은 주식 대신 OO 샀다"

임주혁 한화투자증권 HFC강남1 센터장 인터뷰



임주혁 한화투자증권 HFC강남1 센터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수백억원대 고액자산가들이 오히려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합니다. 부동산과 같은 레버리지 높은 자산 비중은 줄이고 채권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역에서만 21년째 PB(프라이빗뱅커)로 활동 중인 임주혁 한화투자증권 HFC강남1 센터장은 지난 2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금같은 상황에는 주식보다 채권에 먼저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 속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적어도 연말까지는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본다. 변동성 장세에서 주식시장이 당장 추세적 반등에 접어들긴 어렵다는 판단에 상대적으로 안전성 높은 채권 비중을 높이라는 게 임 센터장 조언이다.

그는 "채권은 하반기 물가 피크아웃(정점통과) 이후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연초부터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에게도 우량한 채권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왔고 그 결과 채권자산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정도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포트폴리오상 변화는 부동산 등 레버리지 높은 자산의 비중이 조정된 점이다. 저금리 시대에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금리인상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레버리지 높은 자산이 투자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식 투자에 대해선 섣불리 '손절'(주식을 매입 가격 이하로 매도)하기 보다는 중장기 전망을 고려해 이익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헬스케어, 반도체 업종을 꼽았다.

그는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낮아져 있다"며 "시장 지수를 따라가는 ETF(상장지수펀드)나 대형주 등 베타계수가 1에 근접한 종목을 아랫단에서 매수하는 전략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베타계수는 시장 수익률 대비 개별 종목의 변동성을 나타낸다. 베타계수가 1보다 크면 시장 평균보다 변동성이 크고 1보다 작으면 변동성이 작다는 뜻이다.

임 센터장은 "자동차 업종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점유율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헬스케어 업종 또한 주요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신제품 출시와 증설로 외형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반도체 업종은 경기 둔화 우려에 가장 빨리,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아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내려왔다"며 "경기가 개선되는 시점에 상승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임 센터장은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글로벌 경기가 저점을 형성하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개인 투자자는 현시점에 채권을, 내년 상반기 이후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금 2~3년물 채권에 투자한다면 만기까지 안고 가지 않더라고 내년 상반기 즈음 트레이딩 기회가 올 수 있다"며 "신용등급 A인 회사채 금리가 4%대까지 올라왔고 절세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 채권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으로 생긴 자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거시경제 상황 탓에 밸류에이션이 무너졌지만 여전히 좋은 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분할투자하는 전략도 좋다"고 조언했다.

임 센터장은 "재테크의 개념을 삶의 '유지'가 아닌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면 결국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많이 견고해졌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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